향수한스푼

타이베이 어스름, 쫄깃한 버블티 한 모금의 기억

향수한스푼 2026. 5. 28. 12:15

 

전 세계 버블티 열풍의 시작이 어딘지 아세요?

1980년대 대만 찻집 직원의 우연한 실험 한 번 — 그게 지금 우리 손에 들린 이 한 잔이에요.

 

대만 타이베이 버블티 한잔
대만 타이베이 버블티 한잔

 

타이베이에서 신기한 게 있어요.

지하철역을 나오는 사람들 사이로 투명한 컵들이 여기저기 보였어요.

통통한 타피오카 펄이 바닥에 가라앉은 그 익숙한 실루엣.

처음엔 그냥 음료인 줄 알았어요. 근데 스린 야시장 모퉁이 포장마차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 받아든 한 모금에 입 안에서 뭔가 통통 튀는 순간 —

아, 이게 대만이구나.


쩐주나이차 — 우연히 탄생한 전 세계의 음료

버블티의 정식 이름은 쩐주나이차(珍珠奶茶). 진주 밀크티라는 뜻이에요.

타피오카 펄이 유리잔 안에서 진주처럼 동글동글 빛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에요.

탄생 비화가 재미있어요.

 

1980년대 대만 타이중의 찻집 춘수당(春水堂)에서 한 직원이 회의 중에 아이스티에 타피오카를 넣어 마신 것이 시작이었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렇게 우연히 탄생한 한 잔이 1990년대에 대만 전역으로 퍼지고, 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를 거쳐 지금은 전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음료가 됐어요.

 

한국에도 이미 수백 개의 버블티 브랜드가 있지만, 대만 현지에서 마시는 버블티는 왜인지 다른 맛이에요.

그건 아마 200년이 넘는 대만의 차 문화가 그 한 잔에 녹아 있기 때문일 거예요.

 

 

그 맛이 어떤데요

 

버블티를 처음 마시는 사람들이 꼭 하는 말이 있어요.

 

"이 까만 알갱이가 뭐예요?"

그게 타피오카 펄이에요. 카사바 뿌리로 만든 전분 덩어리인데, 흑당이나 설탕 시럽에 조려서 쫄깃하고 달콤하게 만들어요.

빨대로 쭉 들이켜면 차가운 밀크티와 함께 통통하고 쫄깃한 펄이 함께 올라오거든요.

그 식감이 한 번 경험하면 잊히지 않아요.

 

대만 버블티의 베이스는 우롱차·녹차·홍차 등 다양한 차 종류를 써요. 대만이 차 문화가 깊은 나라라 차 자체의 향과 맛이 한국 버블티와 미묘하게 달라요.

같은 이름인데 현지에서 마시면 왜 다른지 이제 이해가 가죠 😊


타향에서 이 한 모금이 그리운 이유

대만에서 살다 온 사람들이 버블티를 그리워하는 건 맛 때문만이 아니에요.

퇴근하는 역 출구, 동네 티샵 앞에 서서 기다리던 그 줄, 친구와 손에 들고 걸으며 마시던 그 저녁.

대만에서 버블티는 특별한 날에 마시는 음료가 아니에요.

그냥 매일, 누구나, 어디서나 마시는 음료예요.

그 평범한 일상이 그리운 거예요.

타이베이 어스름 속 손에 투명한 컵을 쥐고 타피오카를 쭉 빨아들이던 그 순간이 지금도 생각나요.


쫄깃한 게 당길 때, 이왕이면

"타피오카는 카사바 뿌리에서 추출한 전분으로, 소화가 잘 되는 탄수화물 공급원으로 알려져 있다. 밀크티와 결합할 경우 칼슘과 에너지를 함께 보충할 수 있다." — 대만 식품연구소

 

버블티는 달콤한 음료이지만 베이스를 우롱차나 녹차로 선택하면 차의 폴리페놀·항산화 성분도 자연스럽게 챙겨져요.

설탕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것도 대만 현지 버블티의 특징이에요.

처음이라면 "설탕 50%, 얼음 적게"부터 시작해보세요. 대만 버블티 고수들이 추천하는 조합이에요.


집에서도 그 어스름을 — 버블티 만드는 법

재료 포인트

타피오카 펄 (냉동 or 건조) 핵심 · 15~20분 삶아야 쫄깃
우롱차 또는 홍차 티백 진하게 우려야 밀크티 맛 살아남
무가당 연유 or 우유 크리미한 베이스
흑당 시럽 단맛 + 카라멜 향 추가
얼음 많을수록 대만 느낌

집에서 만드는 핵심 한 가지

타피오카 펄은 삶은 직후 바로 먹어야 해요. 식으면 딱딱해지거든요.

삶고 나서 흑당 시럽에 잠깐 굴리면 달콤하고 윤기 있는 펄이 완성돼요.

거기에 진하게 우린 우롱차 + 얼음 + 우유를 붓고 커다란 빨대로 쭉 들이켜면 타이베이 어스름이 거실에 나타나요 😊

 

버블티 만드는법
버블티 만드는법

 

자주 묻는 질문 (FAQ)

 

Q. 대만 현지에서 버블티 얼마예요?

현지 야시장 기준 33~68TWD, 한국 돈으로 약 1,500~3,100원이에요. (2026년 기준) 춘수당 같은 유명 찻집에서는 75~120TWD, 약 3,400~5,500원 수준이에요. 한국에서 집에서 만들려면 타피오카펄·우롱차·흑당시럽을 쿠팡에서 1~2만원대에 구할 수 있어요.

 

Q. 버블티 "설탕 조절"이 뭔가요?

대만 버블티 가게에서는 주문할 때 설탕 양과 얼음 양을 선택할 수 있어요. 보통 100%·70%·50%·30%·0% 중 고르는데, 처음이라면 50%를 추천해요. 단맛을 줄여도 타피오카와 차의 향이 충분히 느껴지거든요.

 

Q. 대만 버블티가 한국 버블티랑 다른 이유가 뭐예요?

가장 큰 차이는 차의 품질이에요. 대만은 200년이 넘는 차 문화로 우롱차·동방미인 같은 고급 찻잎을 버블티 베이스로 써요. 그리고 설탕을 직접 조절할 수 있어서 차 본연의 향이 살아 있어요. 한국 버블티는 분말 베이스를 많이 쓰는 편이라 풍미 차이가 있어요.

 

Q. 버블티 원조 논란이 있다던데요?

타이중의 춘수당과 한림다관이 서로 원조라고 주장하며 10년간 법정 다툼을 벌였지만, 법원에서는 버블티는 새로운 음식이지 특허 제품이 아니라며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결론을 냈어요. 원조 논란보다 맛으로 승부하는 게 대만 버블티다운 것 같아요 😊


융캉제 카페골목
융캉제 카페골목

 

그 통통한 펄이 아직도 생각나요

타이베이를 떠난 뒤로 쫄깃한 게 당기는 날이면 괜히 융캉제 골목 그 작은 티샵이 생각나요.

번호표 뽑고 기다리다 받아든 투명한 컵, 빨대로 쭉 들이켰을 때 통통 튀던 그 펄.

버블티가 그리운 게 아니에요. 그 어스름이, 그 줄이, 그 저녁이 그리운 거예요.

고향은, 결국 가장 쫄깃한 기억으로도 남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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